하쿠슈(白州) 18년산 한 병 가격, 일본 현지에서 무려 50만 엔. 우리 돈으로 470만 원입니다. 한국에선 700만 원까지 부르더라고요. 미쳤죠.
심지어 산토리가 이번 2026년 4월부터 또 한 번 가격을 올렸습니다.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상황. 도쿄 현지에서 매일 주류 코너를 뒤지는 에디터 휴PD가 현지 최신 실매 데이터를 싹 정리해 드립니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당장 사야 할 일본 위스키의 현실적인 정답, 지금부터 짚어볼게요.
또 올랐다? 2026년 4월 일본 위스키 가격 인상 직격탄
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잖아요. 산토리가 이달 들어 일제히 출고가를 높였습니다.
히비키(響) 재패니즈 하모니는 8,800엔으로 뛰었고, 히비키 30년은 무려 45만 6천 엔이 됐습니다. 야마자키(山崎)와 하쿠슈 라인업도 줄줄이 인상폭을 맞았고요. 현지 SNS를 보면 “또 올렸냐”, “이제 진짜 관상용이다”라는 탄식이 쏟아집니다.
원액이 말라가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인 거죠. 12년 이상 숙성된 연수 표기 제품은 일본인들에게도 이미 ‘환상의 술(幻のウイスキー)’ 취급을 받습니다. 저도 동네 리쿼샵에서 야마자키 12년을 정가에 본 게 언젠지 기억조차 안 날 정도거든요.
현지인들은 뭘 마실까? 4월 최신 판매 랭킹의 비밀
비싸다고 안 마실 일본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달 초 카카쿠닷컴(일본 최대 가격비교 사이트)의 판매량 데이터를 뜯어보면 철저한 ‘양극화’가 보입니다.
1위는 야마자키 12년(최저가 약 21,800엔). 2위와 3위는 야마자키 NV(노에이지)와 하쿠슈 NV가 나란히 차지했습니다. 가격이 올라도 1~5위 최상위권은 전부 산토리 브랜드의 독식입니다.
여기서 반전인데요. 7위에 닛카의 타케츠루(竹鶴) 퓨어몰트가, 10위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가쿠빈(角瓶)이 랭크됐습니다. 가쿠빈은 2.7L 대용량 페트병이 불티나게 팔립니다. 집에서 하이볼을 양껏 말아먹기엔 이만한 가성비가 없으니까요.
야마자키 vs 하쿠슈, 구매 1순위는?
돈키호테 주류 코너나 공항 면세점 앞에서 늘 고민하시죠? 딱 정해드릴게요.
- 야마자키: 달콤한 과일 향과 셰리 오크, 일본 특유의 미즈나라(참나무) 풍미를 원한다면 무조건 이겁니다. 도쿄 바에서 잔술로 시켜도 2만 5천 원은 훌쩍 넘지만, 현지인들도 “돈값 하는 맛”이라며 혀를 내두릅니다.
- 하쿠슈: 하이볼을 사랑한다면 하쿠슈가 정답. ‘숲 속의 증류소’라는 별명답게 청사과와 허브, 민트의 청량감이 입안에서 폭발하거든요. 현지 커뮤니티에서도 “하이볼 1티어는 압도적으로 하쿠슈”라는 공식이 통합니다.
물론 둘 다 정가(약 7천 엔대)에 발견했다면? 고민할 시간 없습니다. 당장 집어 들고 계산대로 직행하세요. 망설이는 순간 뒤에 있던 누군가가 채갈걸요.
돈 있어도 못 구하는 2026년 세계 1위의 정체
뻔한 대기업 얘기만 하면 재미없잖아요. 지금 일본 위스키 덕후들의 시선은 ‘이치로즈 몰트(イチローズモルト)’를 향해 있습니다.
사이타마현 치치부 증류소에서 만드는 이 크래프트 위스키가 지난달 26일 발표된 WWA(월드 위스키 어워드) 2026에서 세계 최고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무려 2연패 달성.
반응이 어떨까요? 당연히 싹쓸이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네티즌들은 “원래도 구하기 힘들었는데 수상 발표 나고 씨가 말랐다”며 아우성입니다. 만약 여행 중 우연히 이치로즈 몰트 바틀을 본다면, 메이저 브랜드만큼이나 훌륭한 전리품이 될 겁니다.
지금 당장 지갑을 열어야 할 타이밍
정리해 볼까요? 야마자키 12년이나 하쿠슈 18년 같은 고숙성 일본 위스키는 앞으로도 가격이 떨어질 일은 없을 겁니다. 원액 부족 사태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리 만무하거든요.
저는 솔직히 투자 목적으로 술을 사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시기 위해서라면, 프리미엄을 조금 지불하더라도 여행 온 김에 한 병쯤 품에 안고 돌아가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고 봅니다. 한국으로 넘어가는 순간 가격표 앞자리가 두 번은 바뀔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