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3월, 한국이나 일본이나 학부모님들의 마음이 가장 분주해지는 시기죠. 바로 ‘입학 시즌’ 때문입니다. 특히 첫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님들은 걱정이 태산일 텐데요. 그렇다면 아이를 셋이나 키운, 그것도 셋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다둥이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요? 흔히들 “셋째 육아는 눈 감고도 한다”, “경험이 있으니 거뜬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 한 유명 방송인이 “셋째 육아는 결코 쉽지 않다”며 솔직한 심경을 고백해 수많은 일본 엄마들의 격한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프리랜서 아나운서 나카무라 히토미(中村仁美)의 에세이를 통해, 한일 양국 부모들이 겪는 현실적인 육아 고민과 깨달음을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베테랑 다둥이 맘의 ‘입학 준비’ 현실
이번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은 후지TV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나카무라 히토미입니다. 그녀는 일본의 국민 개그 콤비 ‘사마즈(さまぁ〜ず)’의 오오타케 카즈키의 아내이기도 하죠. 슬하에 아들만 셋을 두고 있는데, 첫째는 중학교 2학년, 둘째는 초등학교 5학년, 그리고 막내인 셋째가 바로 올봄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녀는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FRaU Web』에 ‘소란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나날들’이라는 육아 에세이를 격월로 연재 중인데요. 최근 공개된 글에서 “세 번째 초등학교 입학 준비지만, 고민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고백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입학 준비라고 하면 란도셀(일본의 초등학생용 가방)이나 학용품 구매를 떠올리지만, 14년 차 베테랑 엄마인 그녀에게 ‘물건’을 준비하는 것은 이미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꼽은 진짜 난관은 바로 ‘생활 습관, 학습 면(히라가나 떼기), 그리고 방과 후 활동(학원 등)’의 세팅이었습니다.
왜 ‘경험’이 육아의 정답이 될 수 없을까?
일반적인 기사에서는 단순히 “다둥이 맘도 입학 준비는 힘들다” 정도로 끝맺지만, 휴PD가 분석한 이번 에세이의 핵심 인사이트는 ‘육아에 있어서 과거의 데이터는 무용지물’이라는 뼈아픈 현실입니다.
📍 첫째의 데이터가 둘째, 셋째에게 통하지 않는 이유
나카무라 히토미는 에세이에서 “첫째 아이를 키우며 얻은 경험이 둘째에게 거의 생략되거나 적용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아이들마다 타고난 기질과 성격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첫째 때 성공했던 방식(학습 타이밍이나 생활 지도)을 동생들에게 똑같이 적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난다는 것이죠. 이를 깨닫지 못하고 ‘왜 형처럼 못 따라오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부모와 아이 모두 부정적인 굴레에 빠지게 됩니다.
📍 부모의 ‘불안’이 만드는 지옥
초등 입학 앞두고 한글(일본은 히라가나)을 어디까지 떼야 하는지, 학원은 몇 개를 보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습니다. 나카무라 아나운서는 “일찍 준비를 시작하면 부모의 마음은 편안해지지만, 그것이 아이의 성장 타이밍과 맞지 않으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지옥’이 펼쳐진다”고 표현했습니다. 부모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를 몰아붙이는 선행 학습이 얼마나 위험한지 꼬집은 대목입니다.
📍 14년 만에 도달한 ‘뭐, 어때(まあ, いっか)’의 경지
그녀는 셋째를 낳고 나서야 완벽한 가사와 육아를 내려놓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뭐 어때(命に関わることじゃないんだから、まあ、いっか)”라는 마인드를 갖게 되자, 그제야 비로소 아이들의 진짜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조급함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영유아기 아이들의 ‘단지 엄마에게 어리광 부리고 싶다’, ‘내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는 원초적인 감정들을, 육아 14년 차인 ‘지금에야 비로소 해상도 높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그녀의 고백은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내 마음을 들여다본 줄 알았다” 일본 엄마들의 공감 물결
이 에세이가 라이브도어 등 일본 포털 사이트와 X(구 트위터)에 공유되자, 비슷한 처지의 일본 학부모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 형제간 비교에 대한 반성: “첫째 기준으로 둘째를 보다가 매일 화만 냈는데, 나카무라 씨 글을 읽고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아이마다 매뉴얼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겠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 ‘부모의 안심 vs 아이의 타이밍’ 공감: 입학 전 조기 교육에 대해 “부모 마음 편하자고 아이를 잡고 있었던 것 같다”며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반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그래도 학교 들어가서 뒤처지면 아이가 상처받으니 최소한의 히라가나와 덧셈은 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반론이 오가며 건강한 교육관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최고의 명언 “생명에 지장 없으니 뭐 어때”: 이 구절은 수많은 워킹맘과 다둥이 맘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늘 저녁은 대충 먹이려고 죄책감 들었는데, 이 문장을 읽고 마음이 편해졌다”는 훈훈한 반응들이 SNS를 채웠습니다.
완벽한 부모는 없다,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일 뿐
나카무라 히토미는 글의 말미에 “육아에 정답이란 없다. 부모로 있는 이상, 그 정답을 계속해서 찾아 나갈 뿐이다”라고 적었습니다.
일본의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저 휴PD 역시 한국의 수많은 부모님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의 교육열은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으니까요. ‘남들 다 하는 선행학습, 우리 아이만 안 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 휩싸일 때, 나카무라 히토미의 말처럼 ‘이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것인가’ 한 번쯤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육아 경험이 쌓였다고 해서 아이의 마음을 전부 알 수는 없습니다. 아이는 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자라나는 고유한 우주니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일만 아니라면, 오늘은 아이를 꼭 안아주며 “뭐 어때, 다 잘 될 거야”라고 말해주는 여유를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트렌드 속에서 삶의 인사이트를 건져 올리는 휴PD였습니다. 다음에도 흥미롭고 유익한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