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온라인 댓글 국적 표시제’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최근 한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 이슈가, 바다 건너 일본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인 10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한다는 소식에 일본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는데요. 단순한 해외 토픽을 넘어, 일본 사회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당신의 댓글은 안전한가? 라는 질문과 함께, 한국인 64%가 ‘국적 공개’를 원하는 이유가 일본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 그 속사정을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사건의 발단: ‘여론 조작’ 우려에서 시작된 법안
이야기는 2024년 10월, 한국 국회에서 시작됩니다. 일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게 댓글 작성자의 국적과 접속 위치 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죠.
이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은 2025년 2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 34명이 발의한 법안이었습니다. 이들의 주장은 명확했습니다. “해외 세력의 조직적인 댓글 활동이 국내 여론을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였죠. 즉, 가짜뉴스와 여론 선동으로부터 건강한 공론의 장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여론이 응답했습니다.
2025년 12월 말,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64%가 ‘온라인 기사 댓글 작성자 국적 표시 제도’에 동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이 소식은 2026년 1월 9일 중앙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곧바로 일본의 ‘라이브도어 뉴스’, ‘레코드 차이나’ 등 주요 매체들이 인용하며 일본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숫자로 보는 진실: 왜 64%는 찬성했을까?
단순히 ‘외국인 댓글이 싫어서’라는 감정적인 이유만으로는 이 높은 찬성률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의 분석은 훨씬 더 깊은 곳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국적 표시와 외국인 투표권 문제는 이념을 넘어, 공동체의 권리를 보호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특정 정당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상호주의’ 원칙과 연결 짓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미국,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한국 국적자에게 자국 내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현실이 한국 여론을 자극했다는 분석입니다. ‘왜 우리만?’이라는 정서가 외국인의 국내 정치 참여, 특히 익명성이 보장된 온라인 여론 참여에 대한 경계심으로 이어졌다는 것이죠.
실제로 이 이슈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여러 법안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 영주권 취득 후 지방선거 투표 가능 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법안
-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댓글 국적 표시 의무화)
이처럼 댓글 국적 공개는 단일 사안이 아니라, ‘외국인의 국내 정치 영향력’이라는 더 큰 틀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셈입니다.
“일본에서도 도입하자!” 들끓는 일본 현지 반응
그렇다면 일본 네티즌들은 이 소식에 왜 이렇게 뜨겁게 반응하는 걸까요? 일본 최대 커뮤니티인 ‘5ch(고채널)’과 X(구 트위터)의 반응을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거 일본에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찬성 다수일 걸?”
“특히 중한(중국, 한국) 거주자들의 공작 대책으로 필수적이다.”
“국적 표시를 의무화해도 위조하는 사람이 나올 텐데 실효성이 있을까?”
“그보다 재일(자이니치) 한국인의 통명(일본식 이름) 사용부터 금지하는 게 먼저 아닌가?”
“한국다운 블랙 코미디 같은 정책이네.”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습니다. 단순한 찬성을 넘어, ‘일본에도 도입하자’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 이슈를 ‘자이니치(재일 한국인)’ 문제와 ‘통명(通名)’ 사용 문제와 결부시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일본 내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부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식 이름을 사용하며 온라인에서 일본인인 척 여론을 호도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한국의 ‘댓글 국적 공개’ 논의가 이들의 불안감과 경계심을 자극하며, 자신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해 줄 대안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우리의 댓글,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한국에서 시작된 하나의 제안이 일본 사회의 오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인 형국입니다. 이는 온라인 공간의 투명성과 여론 조작 방지라는 명분이, 국경을 넘는 순간 얼마나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로 변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한국인 64%의 ‘국적 공개’ 찬성은 온라인 공론장의 건강성을 지키려는 열망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특정 국적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존재합니다. 당신의 댓글은 정말 안전한가요? 이 질문은 이제 단순히 악성 댓글로부터의 안전을 넘어, 우리가 만들어가는 온라인 공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 법안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일본 사회는 이 논의를 어떻게 이어받을지 계속해서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더 생생하고 깊이 있는 일본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이상, 휴PD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