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취급받던 폐창고가 요코하마의 랜드마크가 된 비결은?

일본의 항구도시 요코하마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명소가 있죠. 바로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아카렌가 창고(赤レンガ倉庫)’입니다. 아름다운 야경과 특색 있는 상점, 다채로운 이벤트로 늘 활기가 넘치는 곳인데요. 그런데 이 멋진 공간이 한때는 철거 직전의 흉물 취급받던 폐창고였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대규모 리뉴얼을 마치고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아카렌가 창고. 오늘은 흉물 취급받던 폐창고가 요코하마의 랜드마크가 된 비결은 무엇인지, 그 놀라운 대역전극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흉물에서 보물로, 아카렌가 창고의 대역전극

아카렌가 창고의 역사는 100년도 더 전인 메이지-다이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11년부터 짓기 시작해 당시 최신 기술이 집약된 보세창고로, 요코하마항의 눈부신 성장을 상징하는 건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물류 방식이 바뀌면서 창고는 그 기능을 잃어버렸습니다. 1980년대 초, 이곳은 말 그대로 ‘폐허’나 다름없었고, 안전 문제까지 제기되며 철거가 검토되기 시작했죠. 요코하마의 상징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였습니다.

운명을 바꾼 것은 1983년에 시작된 요코하마의 도시개발 프로젝트, ‘미나토미라이 21’ 사업이었습니다. 요코하마시는 무조건 새로 짓는 개발이 아닌, ‘역사 자산을 활용한 경관’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바로 이 계획에 아카렌가 창고가 포함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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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든 두 개의 힘: 시민과 행정의 결단

아카렌가 창고의 부활이 단순히 행정 계획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결정적인 힘이 작용했습니다.

  • 시민의 힘, ‘아카렌가 클럽’: 1990년대 초, 역사적 건물의 보존을 염원하는 시민들이 모여 ‘아카렌가 클럽・요코하마’라는 단체를 결성했습니다. 이들은 창고의 가치를 알리고 보존 운동을 활발히 펼치며 여론을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행정의 결단, 과감한 투자: 시민들의 목소리에 응답한 요코하마시는 1992년, 당시 재무성이 소유하고 있던 창고와 부지를 수십억 엔에 사들이는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이후 무려 10년에 가까운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거쳐 2002년, 마침내 복합 문화상업시설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됩니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2022년 12월, 아카렌가 창고는 또 한 번의 진화를 보여주었습니다. 노후된 설비를 전면 교체하고, 25개의 신규 매장을 포함해 총 66개의 매장이 들어서는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한 것인데요. ‘BRAND NEW “GATE”’라는 새로운 콘셉트 아래, 요코하마와 세계를 잇는 새로운 관문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습니다.

“요코하마의 얼굴”, 현지인들의 자부심이 되다

이러한 아카렌가 창고의 드라마틱한 부활 스토리에 일본 현지 언론들은 ‘부활극’, ‘대역전’이라는 표현을 쓰며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뜨겁습니다. 야후 재팬 댓글이나 트위터 등에서는 “역시 요코하마의 얼굴이다”, “역사와 현대가 아름답게 공존하는 곳”, “시민들이 지켜낸 소중한 유산” 등 자부심 섞인 의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새로 생긴 가게들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높고요.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것: 우리가 배울 점

흉물 취급받던 폐창고가 요코하마의 랜드마크가 된 비결은 결국 ‘보존’을 외친 시민들의 열정과 ‘활용’의 길을 연 행정의 결단이 만들어 낸 완벽한 시너지였습니다. 단순히 낡은 것을 부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역사와 가치를 꿰뚫어 보고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재탄생시킨 것이죠.

이는 재개발과 보존의 갈림길에 선 한국의 여러 도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된 것이 가장 새로운 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요코하마 아카렌가 창고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으니까요. 다음 요코하마 여행에서는 이곳에 담긴 특별한 이야기를 한번 떠올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휴PD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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