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가 또 한 번 발칵 뒤집혔습니다. 36년 전, 일본 열도를 공포와 분노로 물들였던 ‘여고생 콘크리트 살인사건’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10대 소년이었던 가해자 중 한 명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충격적인 것은, 그가 이제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입을 열었다는 사실입니다.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는 그의 고백에 일본 사회는 지금 거센 논쟁에 휩싸였습니다. 과연 그의 말은 진심일까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자의 속죄는 가능한 걸까요? 오늘, 이 무거운 질문을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일본 역사상 최악의 소년 범죄, 그날의 기록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1988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바로 ‘여고생 콘크리트 살인사건’이 발생한 때입니다.
- 사건명: 여고생 콘크리트 포장 살인사건 (女子高生コンクリート詰め殺人事件)
- 발생: 1988년 11월 ~ 1989년 1월
- 가해자: 10대 소년 그룹 (주범 포함 다수)
- 피해자: 17세 여고생
사건의 전말은 참혹함 그 자체였습니다. 가해 소년들은 피해자를 납치해 4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감금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집단 폭행과 린치를 가했습니다.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자, 이들은 시신을 드럼통에 넣고 콘크리트로 채워 도쿄의 한 매립지에 유기하는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사건이 일본 사회에 더 큰 충격을 준 이유는 가해자들이 모두 중고등학생, 즉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 미성년자였다는 점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 측은 ‘집단 히스테리 상태’였다고 주장했고, 소년법의 보호 아래 가해자들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습니다. 당시 피해자 유족이 법정에서 “이 손으로 직접 죽여버리고 싶다”고 절규했을 만큼, 국민적 분노와 사법 불신은 극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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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만의 고백: “아빠가 되니 비로소 보입니다”
시간이 흘러 가해자들은 형기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일본의 유력 매체 ‘문춘 온라인’이 주범 중 한 명과의 인터뷰를 공개하며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이 되어보니, 그 고통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그는 범행 당시 피해자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멍한 상태로 저항했고, 마지막엔 눈이 텅 비어 있었다”며, 자신 역시 그룹의 명령에 거역할 수 없어 책임에서 벗어나려 했던 점도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고백은 ‘참회’와 ‘변명’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단순한 ‘소년들의 악행’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분석합니다. 가정과 학교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이 폭력적인 그룹에 속하며 어떻게 괴물로 변해가는지, 그 복합적인 요인을 짚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가해자의 재활을 돕는 것과 피해자 가족이 겪는 영원한 고통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절대 용서 못 해!” 들끓는 일본 현지 반응
그의 고백에 대한 일본 현지의 반응은 예상대로 싸늘하다 못해 들끓고 있습니다. 야후 재팬, 트위터 등 SNS에는 분노의 목소리가 가득합니다.
-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자기 자식이 소중한 걸 이제 와서 깨달았다는 건가?”
- “사형으로도 부족한 죄다. 사회적 제재가 끝까지 따라다녀야 한다.”
- “피해자 가족 앞에서 똑같이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건 참회가 아니라 자기 연민일 뿐이다.”
대부분의 여론은 가해자의 ‘후회’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소년법 덕에 사회에 복귀해 가정을 꾸린 것 자체가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인간으로서 그의 고백을 마주하고 재범 방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지만, 거센 비난 여론에 묻히는 상황입니다.
속죄의 무게,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여고생 콘크리트 살인범, 아빠가 된 그의 충격 고백은 우리에게도 무거운 질문을 던집니다. 용서받을 수 없는 죄에 대한 ‘속죄’란 과연 무엇일까요? 가해자가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고 해서 피해자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는 범죄자의 교화와 재활 또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 딜레마는 비단 일본만의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한국 사회 역시 흉악한 소년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소년법 개정 등 뜨거운 논쟁을 반복하고 있으니까요. 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한 죄의 무게는 결코 가벼워질 수 없습니다. 그의 고백이 진정한 참회의 시작일지, 아니면 대중의 분노처럼 또 다른 자기기만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이 36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에 ‘정의’와 ‘용서’,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일본 사회의 뜨거운 이슈를 깊이 있게 전달하는 휴PD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