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엔저 현상 덕분에 일본 여행 계획하는 분들 정말 많으시죠? 저렴한 비용으로 쇼핑과 미식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실 텐데요. 하지만 우리가 환호하는 ‘엔저’의 이면에는, 고물가와 싸우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일본 현지인들의 고단한 삶이 있습니다. 최근 일본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77세 연금 생활자의 이야기는 바로 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데요. 오늘은 엔저인데 일본 여행? 현지 77세 노인은 ‘이것’ 아끼며 삽니다라는 제목처럼, 화려한 여행지 너머의 진짜 일본 경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월 250만 원 연금으로 도쿄 살기, 그 현실은?
최근 일본의 한 미디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도쿄에 거주하는 77세 남성의 가계부가 공개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자녀가 없는 부부 두 사람의 세대 연 수입은 약 300만 엔,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연 2,700만 원, 월 225만 원 정도입니다. 대부분이 연금 수입이죠.
도쿄라는 대도시에서 이 돈으로 생활이 가능할까요? 그의 가계부를 잠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도 요금: 5,000엔
- 차량 관련 비용: 12,000엔
- 의료비: 10,000엔
- 기타 식비 및 생활비…
빠듯한 수입에서 고정비를 제외하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어, 매달 부족한 생활비는 모아둔 저축(貯金)을 깨서 충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몸이 아파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생활이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토로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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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일본 연금 생활자의 현실
이 77세 노인의 이야기가 특별한 사례일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은 최근 물가 상승률이 2.7%를 넘어서며 식료품, 공공요금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연금 수령액이 명목상으로는 조금 올랐을지 몰라도, 치솟는 물가를 따라가지 못해 실질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이죠.
실제로 일본의 한 조사에 따르면, 연금 생활자의 약 30%가 저축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77세 남성은 일본 고령층이 겪는 현실의 ‘전형적인 예’인 셈입니다. 특히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줄이기 힘든 차량 유지비와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의료비였습니다. 정부가 물가 대책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는 있지만,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내 이야기 같다”… 일본 사회의 뜨거운 공감과 비판
이 사연이 공개되자, 일본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말 내 이야기 같다. 남일이 아니다.”
“연금만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한 시대가 왔다.”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는 지혜는 본받을 만하지만, 개인이 노력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처럼 비슷한 처지에 놓인 고령층의 깊은 공감과 함께, 현실을 방치하는 정부의 미흡한 지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셌습니다. 일부에서는 “모아둔 저축액에 따라 상황은 다르다”는 현실적인 격려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주를 이뤘습니다.
엔저의 이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오늘 소개해드린 77세 노인이 필사적으로 아끼고 있는 ‘이것’은 단순히 몇 푼의 생활비가 아닙니다. 바로 자신의 ‘미래’이자 마지막 보루인 ‘저축’ 그 자체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2026년부터 일하는 고령자의 연금을 일부 증액하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당장의 불안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엔저 덕분에 즐거운 일본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 동전의 뒷면에는 이처럼 고물가에 신음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저출생, 고령화, 연금 문제, 자산 격차는 비단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최신 소식을 전하는 휴PD였습니다. 다음에도 더 깊이 있는 이야기로 찾아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