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성비 ‘아쿠아’의 역주행? 일본 20대 MZ세대의 진짜 선택

여러분, ‘일본 젊은이들은 차에 관심이 없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이른바 ‘쿠루마바나레(若者の車離れ, 젊은 층의 자동차 기피 현상)’라는 말은 일본 사회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히곤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아주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되어 일본 사회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전기차와 플래그십 SUV가 시장을 주도하는 시대에, 갓성비 ‘아쿠아’의 역주행이라니.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은 일본 20대 MZ세대의 진짜 선택이 무엇인지, 그 속사정을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예상 밖의 1위, ‘아쿠아’의 화려한 귀환

사건의 발단은 일본의 소니손해보험이 매년 발표하는 ’20세의 카라이프 의식 조사’였습니다. 2005년생, 즉 막 20세가 된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금 가장 갖고 싶은 차’가 무엇인지 물었는데요. 그 결과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습니다.

<일본 20세가 가장 갖고 싶은 차 TOP 5 (2026년 발표)>

  • 1위: 아쿠아 (토요타) – 15.9%
  • 2위: 렉서스 (RX/NX 등) – 12.3%
  • 3위: 알파드 (토요타) – 11.1%
  • 4위: 야리스 (토요타) / BMW (1, 3시리즈 등) – 각 9.6%

놀랍게도 1위를 차지한 것은 토요타의 소형 하이브리드 ‘아쿠아’였습니다. 아쿠아는 남성(19.6%)과 여성(11.7%) 모두에게서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최신 전기차나 화려한 스포츠카가 아닌, 2011년에 처음 출시된 ‘국민 하이브리드카’가 MZ세대의 원픽이 된 것입니다.

MZ세대는 왜 ‘갓성비’를 선택했을까?

단순히 ‘아쿠아가 1위했다’는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숨겨진 일본 젊은 세대의 현실적인 고민과 가치관입니다.

1. 지갑은 얇지만, 차는 필요해요

이번 조사에서 ‘차를 소유하고 싶다’고 답한 긍정적인 응답은 무려 84.0%에 달했습니다. ‘차에 관심 없다’는 편견과는 전혀 다른 결과죠. 하지만 동시에 ‘차를 살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응답도 46.9%나 되었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평균 희망 구매 가격은 172.3만 엔(약 1,550만 원) 수준이었죠.

바로 이 지점에서 아쿠아의 강점이 드러납니다. 아쿠아는 뛰어난 연비와 낮은 유지비로 정평이 나 있으며, 중고차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대표적인 ‘갓성비’ 모델입니다. 비싼 신차 대신,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도 확실한 이동 수단이 되어줄 수 있는 ‘현실적인 드림카’로 아쿠아를 선택한 것입니다.

2. 화려함보다 실용성, 전기차는 아직

더욱 흥미로운 점은 순위권에 전기차(EV)가 단 한 대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전 세계가 EV 시대로 전환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의 20대들은 당장의 실용성을 더 중시했습니다. 이들은 자동차의 가장 큰 가치를 ‘이동 수단'(51.5%)이라고 답했습니다. 비싼 가격,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안감 등이 아직 젊은 세대에게는 큰 허들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죠.

오히려 2위가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라는 점이 의외인데요. 이는 ‘현실은 아쿠아지만, 언젠가는 렉서스를 타고 싶다’는 동경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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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아직 현역이네!” 일본 현지의 생생한 반응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의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쿠아 아직 현역이네ㅋㅋ 젊은이들 돈 없으니까 당연한 결과지.”(SNS 사용자 A)
“알파드를 원하는 건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의 표현인가?” (야후 뉴스 댓글)
“전기차가 하나도 없는 게 오히려 놀랍다. 역시 현실은 다르구나.” (커뮤니티 사용자 B)

대체로 젊은 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에 공감하며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언론 역시 ‘의외의 1위 아쿠아, 2위 렉서스’와 같은 제목으로 젊은 층의 현실적인 소비 트렌드를 조명하며 긍정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아쿠아의 역주행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갓성비 ‘아쿠아’의 역주행은 단순히 한 자동차 모델의 인기를 넘어, 일본 20대 MZ세대의 진짜 선택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회적 지표입니다. 이들은 허황된 꿈보다는 현실에 발을 딛고, 유행보다는 실용성을 추구하며, 자신들의 경제적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고물가와 불안정한 미래 속에서 살아가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막연히 ‘젊은 층은 최신 기술과 화려한 디자인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들의 진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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